어제 하노이 선언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합의문은 이미 존재했다고 하니, 미국과 북한의 기자회견을 종합해보면 결국 미국은
합의문에 없는 소위 '플러스 알파'를 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플러스 알파가 뭘까, 여러 분석이 있습니다만 우리 언론이 간과하고 있는 대목이 있습니다.
아베 정부가 '일본 납치자 문제가 의제가 됐다'며 기뻐하는 걸 보면, 그 무엇에 굳이 막판에
합류한 볼턴을 통한 일본 납치자 문제제기가 포함됐을 수 있다.
또한 폼페이오 장관이 말한 '빠져있다는 미사일'에, 일본이 요구하던 중장거리 미사일이
거론됐을 수 있습니다.
일본 변수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그럼 왜 그랬을까,
코언 청문회로 코너에 몰린 트럼프가 그 국내 정치적 위기를 탈출하기에 기존 합의로 부족하다고
판단, 플러스 알파를 요구해 받아들여지면 자신의 성과로 국면 전환하고, 안 받아들여지면
협상가 면모를 내세우며 결렬의 충격 요법으로 국면을 돌파하려는 구상을 어느 순간부터 한 게
아닐까.
다행인 점은 두 정상이 웃으며 떠났고, 어떤 결론이든 더 이상 핵실험은 하지 않겠다는 북한과
마찬가지로 군사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미국이 판을 깬 것은 아니라는 점,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미국을 비난하는 대신 생산적 대화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힌 점,
해서, 영화에 열린 결말이 있듯이 열린 결렬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다시 한번 중요시됐죠.
더불어 꼭 기억해 둘 것은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를 더 가해서 압박할 생각이 없느냐'는
채널A 기자의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트럼프는 '이미 강력한 제재를 하고 있고 북한에도 사람들이 살아가야 한다'며,
'북한도 입장이 있다'고 답을 하죠.
그렇게 가장 이기적인 장사꾼이라 비판받는 트럼프조차 '북한에도 사람이 있다'고 타일러야 하는 게
우리 보수입니다.
이 결렬의 성과라면, 과연 누가 한반도의 앞길을 가로막는가,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겠죠.
이 길이 쉬운 길이었다면 70년이 걸렸을 리가 없겠죠.
이미 지나간 건 지나간 것이고 여기서 멈출 수는 없죠.
앞만 보고 계속 가자.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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